Friday, June 5, 2009
일장춘몽
며칠전
평소 전화기로만 사용하고 있던 휴대폰으로 띠리리리리~~
아니 진동으로 해놓고 쓰니깐
드드륵~~~ 하고 전화가 왔습니다.
번호를 보니 모르는 번호네요.
'누구지?' 하며,
"네 여보세요~"
"저기, XXX씨 전화 맞으시죠?"
어라...
아리따운 처자 목소리가 들립니다.
"네 맞는데요...^____^"
누구라고 얘기를 하는데 들어보니,
예전에 같이 몇 번 일을 했던 회사에서 저랑 가장 최근에 같이 일을 했던 여자분이더군요.
사실 얼굴은 잘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 회사랑 일 할 때마다 계속 담당자가 바뀌었었고,
또 실제로 얼굴본 것도 미팅때 한번 뿐이고 그 이후로는 주로 전화로만 얘기를 했었으니까요...
것두 벌써 한참 전...
"아 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약간 사무적이지만 상냥하게 대답을 합니다.
몇 마디 나누어보니
이전에 있었던 회사에서는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이고
현재 대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학위논문을 쓰는데
필요한 3D작업이 있어 제게 연락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의 특성상 미팅을 해서 직접 이런건 이러이러하고 저런건 저러저라하다
뭐 이렇게 마주보고 얘기를 해서 진행하는게 일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이 되죠.
물론 이메일로 시작해서 전화 몇통과 이메일로 끝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요.....
근데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요. 당연히...
"그럼 제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어... 그럼 혹시 여기 학교로 오셔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물론이죠. 어디로 가면 되나요?"
"이화여대구요....."
뭣이????
오호....
학창시절에도 못가봤던 여대를
이 나이 먹어서 공식적으로 방문을 하게 되는구나....
"아 네 그럼 자료 먼저 보내주시면 살펴보고나서 연락드린 다음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근데 아직 도면이 완전히 준비가 안되어서 우선 진행된 것만 보내드리고
다시 마무리되는대로 연락을 드릴께요."
"네 알겠습니다~~"
보자보자....
날씨는 다행히 많이 덥고....
음....듣자하니
올 여름 트랜드는 초미니라고 했던가...
음...좋아좋아......
그날 오후 메일을 받았고,
다음날 까지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음....
그래그래...
그렇지..
좋아....
...
담날 아침 문자가 왔습니다.
[아직 도면을 못 끝냈어요. 되는대로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어?
그렇단 말이지?
음..
그래 뭐....
그 사이 올여름 최신 패션 트랜드를 다시 한번 점검해 봅니다.
음.. 좋아좋아....
좋아...
.....
....
...
..
.
그 날 저녁도...
그 다음 날도...
'왜 연락이 안오지...일정도 빠듯하댔는데......ㅡㅡ??'
드디어 오늘 점심때 쯤 연락이 왔습니다.
"죄송해요. 교수님이랑 얘기를 했는데 한 학기 더 다니라고 하세요.
이번에 졸업 못하게 되었어요"
"헉. 그럼 졸업 못해서 어떡해요?"
"그러게요. 준비가 너무 안되어서 한 학기 더 다녀야겠다고 하시네요."
"아 네에..."
"죄송해서 어쩌죠? 다음 학기에 할 때 다시 부탁드릴께요"
"아 네에. 그럼요. 저야 상관없지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상관있어요.....
다음 학기는 겨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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